사향나무
로라스의 집무실에 가려고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고 낮게 깔리는듯한 진한 머스크 향기에, 눈을 찌푸렸다. 누가 이런걸 들여놨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로라스와는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로라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녀석은 향수 따위는 사용하지도 않았고, 그저 타인의 치장품이라고 생각하는 물건 중에 하나였다. 요란한 항수는 쓰지 않더라도 항상 제 몸은, 제 주위는 청결하게 유지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도 만약 그가 그걸 들여놨다고 한다면.
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게. 그 짧은 목소리를 듣고서 괜시리 안심이 되는 것 같아 문을 슬쩍 밀고서 들어갔다. 로라스는 고개를 천천히 들더니 제법 놀란 얼굴을 했다. 평소에야 노크도 안하고 벌컥벌컥 들이대는 탓이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얼굴이 풀어지며 웃는 상이 된다.
어쩐 일인가, 노크까지 다 하고.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고 그저 별일이라는 듯 살짝 웃는 저 얼굴이 좋았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 가까이 다가가 책상에 앉고서는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서는 얼굴을 가까이 하고서는 속삭이듯이.
로라스.
음.
저 나무 치워.
알겠네.
이유를 말하지 않는 것에 한해서는 로라스는 번거롭게 더 묻지 않았다. 잘 했다는 듯이 만족스럽게 바라보다가 집무실 한켠에 놓아진 사향나무 분재의 가지를 하나 뜯어다, 코 끝에서 가볍게 비볐다. 복도에서부터 생각하던것이었지만 확인하고나니 의심이 한층 더 분명해졌다. 분명 자신을 도발하려고 작정한 것은 아니겠지만. 꺾어진 가지 사이에서 기분나쁜 액체가 슬그머니 흘러나오는걸 보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로라스. 나 오늘 늦는다.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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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나풀을 잡는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저딴걸 선물이랍시고 집무실로 보냈으니 반응을 확인하려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것정도는 예상할수 있었지만 너무 노골적인곳에서 회사를 주시하고있는걸 확인하니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뒤쪽으로 다가가 내려치니 조그만 비명도 내지 못한 채 그대로 앞으로 풀썩 쓰러졌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천하의 검룡에게 수작질을 하겠다고 이런 걸 보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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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했던놈이 일어나니 퍽 당황한 모양새로 여기저기를 다급하게 둘러보는모습에 재차 짜증이 일어났다. 엉뚱한 놈을 보낸 건 아닌지 놈들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목소리가 들리니 몸을 움찔거렸다.
경고했을텐데. 저번에 귀 하나 잘린 녀석이 말하지 않던가? 귀찮아 죽겠는데 벌써 세번이나 경고를 하고 있잖아. 똑바로 전해. 다음에 걸리는 녀석부터는 그냥 죽일거니까. 좋게 말할때 그 벽창호는 건드리지 마. 어줍잖게 도발하려거든 각오를 해. 모든걸 잃어버릴 각오. 천재라고 불리는게 멀대같이 있으니 용이 아니라 도마뱀으로 보인 모양이지?
알아서 풀고 나오라는 요량으로 발치에 단검 하나를 꽂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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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렉슬러?
가까이 다가가서 다짜고짜 끌어안았다. 내가 너 때문에 이런 것도 감내하는거야. 나쁜놈아.
로라스는 마주안고서 킁, 하더니 희미하게 남은 사향 냄새를 맡고서는 의아한 표정을 했다.
향수라니, 어울리지 않게…
해보지도 않은 걸 어거지로 붙잡고 시향사를 괴롭혀가면서 만든 것이 그제서야 생각나 품안에 있던걸 부스럭거리며 꺼내 로라스의 손에 쥐어줬다.
이건…
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라벨도 붙어있지 않은 투박한 유리병을 그대로 건넸다.
다른 사람한테서 그런거 받아오지 마. 묻혀오지도 마.
…알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