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됐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그가 도착해서 무엇을 이야기할지에 대해서는 대강 짐작가는것이 있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행보에 이목이 더 쏠릴 수밖에 없었다. 나이차이는 고작 두 해. 그러나 달라도 어딘가 많이 다르다 생각했다. 성장한 배경부터가 달랐으니 쉽사리 짐작가는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것은 서로의 어깨에 지워진 것은 같은 것이라는 점이었다.
에이스.
회사의 그리고 연합의.
헬리오스의 에이스라고 하는 입장 전에, 다이무스에게는 홀든의 적장자라는 자리가 있어 그 무게가 생각만큼 무겁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가벼운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도주의 밤낮끝에 작은 불씨가 거대한 들불로 퍼진 일대기처럼 연합의 영웅으로 떠오른 남자와는 무게가 다를 것이다. 맨 처음 그를 본 것은 낯선 종이 위에서였다. 재스퍼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를 공개적으로 제지할 명분이 없어 불쾌하던 시기에 그저 잔챙이 쯤으로나 여겼던 이름이었다. 이름도 담아두지 않았던 그가 셋째의 칼을 꺾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놀란 감이 없잖아 있었다. 홀든의 이름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플랜 디코이에 대한 보고를 들으면서 낯선 이름을 한창 이나 들여다보고 나서야 서류 위에서 스쳐간 순진한 얼굴의 풋내기가 떠올랐다. 흔하게 채이는 결정능력자가 영웅으로 대오각성, 그 후에 연합의 에이스라. 그것은 좋은 구심점이 되기 적절한 것이었다.
신기했다. 회사의 적이라고 하는 느낌 이전에 순식간에 같은 자리에 서 버린 사내가, 한순간에 이름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풋내기가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한 번 보고 싶었다. 그가 원하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서 요구되는 것들에 대해서, 그 남자는 어떻게 버텨갈까.
일부러 가장 안쪽의 카운터에서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이 슬며시 열리더니 잔뜩 굳은 얼굴의 청년이 들어온다. 앳되어 보이기만 하는 모습. 정장이 편하지 않는지 옷깃을 매만지다가, 고개를 숙이고선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표정이 달라진다.
과연, 연합의 '영웅'인가.
긴장한 듯한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행동에 절도를 싣는다. 시선을 멀리 두며 가볍게 내부를 훑는다. 느릿하게, 이목이 쏠리지 않도록. 고개가 간간히 부자연스럽게 돌아가는걸로 보아 속으로 시간을 가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빠른 시간 안에 제대로 된 교육이라. 홀든의 예절사범도 저토록 빠르게 가르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저렇게 만든 것이 누굴까. 연합의 여제인가.
느릿하게 돌아가던 고개가 멈추더니 시선이 닿았다. 고개를 가벼이 까닥이자 긴장한 기색은 한층 더 짙어진다. 걸음을 가까이 옮겨 오는데, 얼마나 긴장한 것인지 팔 바깥으로 결정이 조그마하게 얼어붙어가고 있었다. 제법 거리가 가까워 오자, 느긋하게 위스키를 들이키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카운터에 앉고선 소탈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방금 전까지 긴장했던 것이 무색한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었다.
.....당신 말이 맞았어. 진짜 지랄맞은 애새끼더군.
그리고 이 자리는, 집을 나가버린 둘째. 이글 홀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자리었다.